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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3 : 꿀벌 : 입헌군주제 황자의 정략결혼 1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4. 23. 21:00





입헌군주제 황자의 정략결혼 1부

W. 꿀벌






입헌군주제인 대한민국의 10황자인 혀니와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인 제일그룹의 삼남이자 제일그룹의 탈세를 도맡는 제일갤러리의 관장인 여리의 정약결혼으로 이루어지는 스토리가 보고싶댜


10황자이며 막내인 혀니는 정치, 외교와는 거리가 먼 그저 황실의 자손으로 자랐고 여리는 삼남으로 그룹의 계승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제일갤러리를 크게 키워 그룹 내에서도 인정받는 인물. 그런 여리와 혀니가 결혼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정약결혼 때문.


그룹 계승에 야망이 있는 여리에게는 황실과의 결혼이 결코 실은 아니라서 결혼을 승낙했는데(혀니 위의 누나와의 결혼일 줄 알고) 알고보니 결혼은 혀니랑 하는 것인거지. 황실에서는 제일그룹의 삼남이면 그룹 계승과는 머니까 부러 혀니와 혼약시킨거.


혀니는 정약결혼에 남자라는 걸 알고있었지만 그런 사정까지는 모르고 그저 몰래 차녀리 사진 구해서 보고 흠 잘 생겼네? 하고 생각하는 정도. 여리는 상견례 자리에서야 제가 결혼하는 상대가 열살이나 어린 혀니라는 걸 알고 못마땅해하고.


제 아비가 그룹계승에 욕심있는 저를 정략결혼으로 이용하기 위해 별볼일 없는 막내황자와 결혼시키려 했다는 걸 안거지. 게다가 이제 갓 스무살이 되어 철딱서니 없어 보이는 꼬맹이야. 요즘 세상에 동성결혼은 그리 흠이 안 되지만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어.


혀니가 마음에 안드는 여리와 달리 혀니는 여리가 꽤 호감이었어. 자신보다 키가 커서 키차이가 많이 나는 건 싫었지만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잘생겼거든. 요리조리 저를 살펴보는 혀니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여리가 팍 인상 찌푸리니까 화들짝 놀래서 고개를


숙이는 게 꼭 작은 동물 같기도 하고. 그래 너도 정략결혼의 피해자인데 불쌍하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거지. 

막내황자라고는 하나 황실과의 혼약이라 결혼을 해도 궁안에서 지내야하기 때문에 여리가 궁으로 들어가게 되고. 둘의 결혼식은 생중계 되고.


황자라고 하나 여리측에서 엄청난 지참금을 황실에 대주었기 때문에 (지참금은 신랑측이 신부측에게 신부를 데려오는 대신 주는 전통으로 설정) 여성혼례복은 혀니가 입어야했어. 덕분에 이게 뭐냐고 하루종일 불만투성이가 된 혀니지.


그래도 첫날밤이 되니까 두근두근하기는 해. 막내황자를 데려간다고 괘씸해하는 위의 황자들에게 붙잡혀 술을 진탕 마시고 있을 여리를 걱정해서 "형님들도 참 못됐다니까."하고 흉을 보기도 하고 아직 옷고름도 풀지 못해서 불편한 옷을 뒤적뒤적.


언제오나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으려니 멀리서부터 발걸음소리가 들려. 이제 오나보다 하고 흐트러진 옷매무새 고치고 방금 전까지 늘어져있던 모습은 간데없고 얌전히 앉아 자세를 고치니 방문이 덜컥 열려. 평소라면 상궁누나가 고해주는데 그런 것도 없이 문이


열리니까 놀라서 혀니가 고개를 들었더니 방문을 연 여리 뒤로 당황한 상궁누나가 보이는 거지. 여리는 저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뜬 혀니를 보고 웃으며 비틀비틀 걸어왔어. 그 뒤로 상궁누나들이 급하게 방문을 닫아주었고. 비틀비틀 걸어온 여리가 혀니 앞에


털썩 앉았지. 얼마나 마신건지 고주망태가 된 여리에게서 모과주 냄새가 났어. 여리는 아직도 불편한 혼례복을 그대로 입고있는 혀니를 보고 혀를 찼지. 황실에서 보낸 혼례에 관한 정보를 팩스로 받아 대충 읽어보긴 했는데 설마 남자인 혀니가 그걸 다 입을까


했더니 정말 다 입고 있잖아. 게다가 여리가 옷고름 불러주기 전까지 가만히 있는 혀니가 미련스럽기까지 한거지. 그냥 혼자서 벗고 좀 누워있지. 그러다보니 말이 좀 퉁명스레 나갔어.

"그 옷고름 제가 풀러드려야 합니까?"

두근두근 여리를 기다렸던 혀니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어. "아닙니다." 그리 대답하는 혀니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가득했지. 자신이 무슨 기대를 하며 기다렸을까 후회도 되고. 수치심에 옷고름을 푸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어. 그리고 제 뜻과는 달리 말이 엇나가 여리는 인상을 팍 썼지.


여리가 인상 쓰는 걸 보고 마음이 더 급해진 혀니가 옷고름을 푸는데 어디서 매듭이 엉킨 건지 아무리 잡아당겨도 풀어지지 않아. 힘주어 잡아당겨도 마찬가지였지. 그걸 보고 여리가 작게 한숨쉬며 혀니의 옷고름에 손을 댔어. 여리의 접촉에 혀니 가슴이 쿵쿵


울리기 시작했지. 여리가 엉킨 매듭을 자세히 보려고 고개를 숙이자 혀니가 좀 더 고개를 뒤로 물리며 몸을 뉘였어. 덕분에 어설프게 누운 혀니 몸 위로 여리가 올라간 꼴이 되었지. 그것도 모르고 매듭을 다 풀어주고 나서야 여리가 둘의 자세에 대해


깨달았어. 그리고 민망해하며 혀니의 몸 위에서 내려왔어. 내외하듯 서로 떨어져서 시선을 피하고 있으니 혀니의 시선에 방구석으로 밀어둔 다과상이 보이는 거야. 그 위에 합환주도 있었거든. 근데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고 왔는데 또 권해도 되나?


혀니가 여리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다가 합환주를 슬쩍 가운데로 끌어당겼어. 그리고 그제야 여리는 깨달은 거지. 이 어린 황자는 꾀를 쓸 줄 몰라서 배운대로 혼례절차를 따랐다는 걸. 그래서 여리가 합환주를 보고 "이것도 마셔야합니까?"하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는 거야. 결국 술까지 쪼르르 따라서 나눠마시고 두 사람은 나란히 침상에 누웠어.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는 한 사람이 들어가 누워도 남을 정도의 공간이 있었지. 누군가와 같이 자는 게 낯설어서 혀니가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으니 옆에서


여리가 말을 걸었어.

"건드리지 않으니 마음 놓고 주무셔도 됩니다."

두근거려서 잠이 오지 않는 혀니의 마음을 곡해하여 여리가 말을 건 것이지. 건드리지 않으면 다행인건데 왜 이렇게 시무룩해지는 걸까. 여리의 말에 서운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잠을 청했지.


첫날밤을 그리 허무하게 지내고, 평소 늦잠 자지 않는 탓에 아침 일찍 눈을 뜬 혀니는 옆에서 들려오는 숨소리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얼음이 되어 누워있었어. 분명히 자기 전까지만 해도 한 자람이 누워도 될만큼 사이가 벌어져있던 혀니와 여리였는데


자고 일어나 눈을 뜬 혀니의 가슴 위에는 여리의 팔이 올려져 있는 거야. 내외하듯 떨어져있었다는 것이 거짓말처럼 여리와 혀니의 사이에는 빈 틈이 없었어. 잠버릇이 꽤 고약한가보다 생각을 하면서 혀니가 자리에서 일어날라치니 가슴 위에 올려진 여리의 팔에


힘이 들어가서 결국 일어나지도 그렇다고 여리의 팔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혀니는 자리에 누워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게 된거야. 그리고는 방문밖에서 어수선하게 움직이는 상궁누나들 그림자만 불안하게 쳐다보았지. 혀니가 늦잠을 자지 않는다는 걸 알고있는


상궁누나들은 이제 슬슬 혀니가 기침할 때가 되었다는 걸 알고 밖에서 준비하고 있었어. 그리고 아무리 작게 속삭여도 그 소리가 다 들리는 터라 혀니는 상궁누나들의 소란을 다 듣고 있었어. 간밤에 아무런 소리(?)도 없었던 터라 두 사람이 정략결혼임을


잘 알고있는 상궁누나들은 혹여 황실의 복덩이 막내 황자인 혀니가 소박이라도 맞은 것은 아닌가 노심초사였지. 그래서 일어날 시간이 되어도 일어나지 않는 혀니를 기다리며 슬슬 황실어른들께 문안드릴 시간이 다가오는 터라 안절부절 못했어.


그리고 혀니도 곧 어른들께 문안드릴 시간임을 깨닫고 여리는 그런 걸 모를 테니까 첫날부터 어른들께 늦잠으로 찍히면 안되니까 슬슬 여리를 깨우기 시작했지. 그러면서도 상궁누나들한테 들킬새라 조심조심. 제 가슴 위의 여리팔을 치우고 여리를 흔들흔들.


아침에는 저혈압이 있어서 늘 일어나는 게 고역인데다 전날밤에 혀니네 형님들에게 붙잡혀 고주망태가 된 여리는 숙취 때문에 쉽사리 잠을 떨치지 못했어. 오히려 저를 흔드는 혀니의 가슴속에 얼굴을 묻으면서 "조금만 더..."하고 중얼거렸지.


여리가 갑자기 파고드니까 놀란 혀니가 "아!"하고 소리를 질렀다가 합!하고 입술을 닫았어. 그러나 밖의 상궁누나들은 그 소리를 듣고 혀니가 기상했나보다 하며 "마마, 소셋물을 들일까요?"하고 물었지. 그러나 혀니는 자신에게 달라붙은 여리 때문에


상궁누나들을 들어오라하지도 못하고 결국 이상하게 느낀 상궁누나들이 방문을 슬쩍 여는 소리에 눈을 꼭 감아버리며 자는 척을 해.

"어머!"

그리고 방문을 약간 열어 방안의 상황을 보았던 상궁누나는 서로 끌어안고 자는 두 사람을 보고 얼른 문을 닫아.


정략결혼에 남자끼리 결혼에다 첫날밤도 제대로 치루지 못해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이라 놀랐던 거지. 한편으로는 흐뭇한 마음과 함께. 당황스러워하는 혀니의 속내도 모르고 말이야. 


결국 정오가 다 되어서 눈을 뜬 여리 덕분에 아침 문안인사는 점심 문안인사로 바뀌었어. 점심때쯤 되어서야 문안인사를 드리는 두 사람을 보고 황실어른들은 "밤이 고단하였나 보구나."하며 두 사람 민망하게 만들고 웃으며 덕담을 늘어놓았지.


이미 아침에 두 사람이 달라붙어 자고 있었다는 말은 황궁 여기저기로 퍼져나가 황실 어른들도 그 소문을 들은 상태였어. 언론들이나 대중에게는 정략결혼이 아닌 연애 끝에 결혼한 걸로 알려졌지만 실은 그게 아니라 혹시 귀한 막내황자가 마음 고생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리고 두 사람의 흐뭇한 소문으로 어른들은 걱정을 덜었지. 더군다나 혀니의 할머니인 대왕대비는 "얼른 널 닮은 아해들 낳아야지?"하고 언질을 주는 바람에 하하호호 웃는 소리가 궁안에 울려퍼졌지.


+)

혼례는 황실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만큼 혼례 다음날에는 언론의 인터뷰가 있었어. 두 사람은 정략결혼이 아닌 연애결혼임을 확실히 하기 위해 미리 짜놓은 대본을 외워야했지. 


황위 계승과 먼 막내인 혀니는 제법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었는데 그런 혀니의 전공이 바로 미술이었어.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첫만남은 여리가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이루어졌다고 이야기를 꾸며 낼 수 있었지.


그래도 급하게 준비하고 암기한 거라 생방송이었던 인터뷰에는 매 질문이 긴장을 풀 수 없는 고난의 연속이었어. 특히 첫키스를 묻는 짓궂은 질문은 예상했던 것이었는데 마지막 키스를 묻는 질문에는 준비를 못했던 터라 혀니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어. 다행히 여리가 임기응변으로


"당연히 첫날밤인 어제이지 않겠습니까?" 


하며 정말 괜한 것을 묻는다는 듯 기자를 타박했지. 그런 몇 가지 곤란한 질문을 겪고 나니 혀니는 저절로 곤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저도 모르게 여리를 바라봤어. 그럼 여리가 혀니의 손을 꽉 잡고 저가 먼저 나서서 이야기를 꺼냈거든. 그 모습이 당연히 든든하게 느껴지는 혀니였고, 혀니가 여리를 바라보는 모습이나 여리가 혀니 손을 꼭 잡고 대답하는 그런 모습들이 고스란히 tv에 방송이 되면서 두 사람은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지. 


그렇게 인터뷰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오는 길은 짧았어. 두 사람은 각방을 쓰게 되었거든. 황실의 핏줄을 빨리 바라는 황실 어른들은 두 사람이 같은 방을 쓰길 바랐지만 그래도 정략결혼인지라 두 사람에게 시간을 줘야한다는 형제들의 의견에 어른들이 져준거지.


그것도 모르고 함께 가는 길은 왜 이리 짧은 거냐고 속으로 생각하던 혀니는 잘자라는 여리의 인사에 그저 얼굴만 붉혔어. 여리도 아쉬운 마음을 겨우 감추고 인사를 건넬 수밖에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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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빨리 가져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