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비밀연애 찬백
w. 리라프랑
찬백은 입사동기에 각자 다른 팀 대리라 직급도 같은데 회사 안에서 둘 사이에 대화가 별로 없어서 사람들이 전부 두 사람은 별로 안 친한가봐~ 함.
그러나 그거슨 크나큰 착각. 이미 동거까지 하는 커플임. 매일 눈뜨면 보이고 매일 카톡으로 대화하고 사내메신저로 저녁메뉴 고민하다보니 딱히 회사 내에선 얼굴 안 봐도 할 말 다하고 있었음.
박대리가 좀 유치하단 말을 종종 듣곤 하는데 변대리 부하직원이 변대리 힘들게 하면 휴게실이나 다른 곳에서 은근 돌려까기를 해서 그럼ㅋㅋㅋ 은연중에 비꼬고 장난을 빙자한 무력(ㅋㅋ)진압을 종종 해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박대리가 유치하게 장난친다고 생각하는 것.
"어? 누구씨 바지 지퍼 열렸다!!" 라고 고전 개그 날리는데 그걸 믿은 사람은 인사함. 그럼 "인사 자알 한다^ㅍ^" 라고 한다든가 커피 타오라 해놓고 기껏 타다주면 "에이, 아직 내 취향도 모르냐?" 라고 안 마셔서 밉상임ㅋㅋㅋㅋ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변대리 힘들게 하는 사람 한정이고 그 외 사람들한텐 다정의 끝판왕이라 변대리가 가끔 질투도 함. "너 저번에 보니까 누구씨 우산도 주고.. 우산 많았냐?" 라고 변대리가 은근히 소심하게 질문하면 그게 질투란 걸 눈치 채고 다음날 우산 10개 사와서 등짝을 맞는 다던가 함ㅋㅋ 그리고 출장 갔다가 오는 길에 면세에서 한국에 없는 볼펜 같은 거 왕창 사온 변대리가 박대리 책상에만 그걸 뒀는데 박대리팀 여사원이 그걸 쓰고 있으면 애기는 또 빠직.
"누구씨 그거 못 보단 거네'ㅅ'?" 하면 "아.. 이거 박대리님 책상에 많이 있길래 잠깐 쓴다고.." 라고 대답함. 그럼 변대리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볼펜 빼앗음ㅋㅋㅋ "그렇게 안 봤는데~ 주인 허락은 받아야지~ 이건 내가 박대리 줄게" 라고 말함ㅋㅋ
그리고 그 길로 옥상에서 휴식 즐기던 박대리한테 가서 볼펜 던져버림. "너 쓰라고 가져왔지 누가 딴사람 쓰라고 갖다놨냐?" ㅋㅋㅋㅋ 졸라 유치한 커플임.
언젠가 회사에서 두 사람 모두 표정이 안 좋은 날이 있다면 그건 싸운날임. 분명 평소보다 말도 안 하는 별로 안 친한 사이가 맞는데 유독 더 싸해지는 날이 있음. 근데 사소한 걸로 늘 싸움.
볼펜 던진 거 얼굴에 맞으면 잘생긴 얼굴 다 버린다고 박대리가 엄청 정색함. 그걸 보던 변대리가 코웃음 치면서 "허우대만 멀쩡해서 실속은 하니도 없는 게" 라고 자존심 벅벅 긁어놓음. 그거 듣고 빡친 박대리가 그날 밤 힘 좀 쓰려고 하면 이미 맘 상한 변대리는 등 돌리고 자고 박대리는 자존심 왕창 깨져서 빡이 쳐버림ㅋㅋㅋ 그러다가도 하루 지나면 언제 찬바람 불었냐는 듯 둘다 얼굴이 좋아짐ㅋㅋ 물론 몸의 화해부터 ㅋㅋ
속일 생각도 없이 어쩌다가 비밀 연애가 되어버렸는데 그날 박대리 연차라 회사 안 나옴.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볼일보고 변대리 데리러 옴. 회사 건물 밖에 정차된 박대리 차로 변대리가 뛰어가서 탐. 그리고 그걸 회사사람들이 보게 됨.
"두 사람 안 친하다고 하지 않았어요?" 둘을 보던 사람들이 고갤 갸웃함. 안 친한데 출근도 안 한날 저렇게 태워주냐.. 우린 안 태워주고..;; 다들 이런 반응 ㅋㅋ
다음날 출근해서도 엄청 자세히 보니까 말만 없지 은근 서로 잘 찾음ㅋㅋ
걍 일 때문에 찾는 건가보다 했는데 그것도 아님. 같은 일 하는 것도 아닌데 생각보다 같이 있는 횟수가 잦음. 그때부터 사람들이 둘을 의심허기 시작함. 뭐야 뭐야? 우리만 몰랐던 거야? 다정왕 박대리 혼자 짝사랑하던 여직원이나 변대리 어떻게 해보려던 사람들 다 실망을 감출 수 없음ㅋㅋㅋ
그리고 지난주에 박대리가 하고 왔던 똑같은 넥타이 색상만 다른 거 변대리가 하고 온 순간 대부분 눈치깜. 아.. 사귀는 구나.. 그림의 떡이구나..ㅋㅋㅋ 그치만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음. 흔한 커플링도 없고 대충 보면 그렇게 심드렁할 수가 없음ㅋㅋㅋ 사람들이 그날 이후로도 너무 잠잠하니까 그냥.. 동기니까 친한 건가 다시 그렇게 생각하고 관심에서 멀어져감.
그러다 둘 다 대형사고 침ㅋㅋㅋ 임ㅋ신ㅋ 한거임. 임테기 확인한 변대리 화장실에서 절규하고 소리 지르고 난치는 바람에 박대리 화장실로 뛰어 들어오면 죽이네 살리네 하면서 어쩔 거냐고 징징징징ㅋㅋㅋ 사태 파악한 박대리 입 찢어지고 당장 결혼하자고 덤빔ㅋㅋㅋ 그러다 또 등짝 맞음.
겨우 진정하고 어찌어찌 결혼하기로 함ㅋㅋ 결혼준비로 정신없는데 회사에 둘 다 말을 안 한 것. 둘 다 각자 팀에만 나 언제 결혼해 라고만 하고 누구랑 하는지 말을 안 해줌. 청첩장 나오면 돌릴 테니까 꼭 와.. 변대리 임신해서 힘없이 말하면 다들 고개만 끄덕거림. 그리고 결혼 한 달 전에야 청첩장 나와서 회사에 쫙 돌리는데 둘 다 디자인 같고 안에 쓰인 이름도 같음ㅋㅋㅋㅋ 사람들 경악함ㅋㅋㅋㅋ 헐.. 살마설마 했더니 헐.. 회사가 멘붕.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임신했다니까 더 경악함ㅋㅋㅋ 비오는 그날 빼고는 거의 각자 따로 출퇴근임ㅋㅋ 대체 언제 눈 맞아서 배 맞고 임신했지? 졸라 미스테리 한 연애임ㅋㅋㅋㅋ 그리고 각자 어디다 축의금 내야 할지도 멘붕ㅋㅋ 왜 하필 사내연애야ㅠㅠ
그러거나 말거나 청첩장 돌린 날부터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두 사람은 엄청 붙어 다님. 솔직히는 박대리가 변대리 힘들까봐 졸졸 따라다님ㅋㅋ 괜찮다고. 라고 말해도 일일이 챙기려고 함. 괜찮다니까? 하면 아냐.. 내가 안 괜찮아.. 하면서 혼자 감수성 터지는 박대맄ㅋㅋㅋ 야. 괜찮다고. 정색해도 말 안 들음ㅋㅋㅋ 점심 먹으러 가서도 극진히 챙김. 결국 참다참다 폭발한 변대리가 "나도 좀 주체적인 사회생활 좀 하자!!" 하면서 버럭하면 또 박대리 감수성 터져서 눈에 눈물이 고일 것 같음 ㅋㅋ
알고 보니 임신초기 우울증 변대리가 안 겪고 박대리가 대신하는 중ㅋㅋ 변대리 일 아니라도 혼자 예민+감수성 콤보로 아주 주변사람 피 말리는 중. 사람들이 변대리흔테 제발 출산 빨리 하라고 애원할지경임ㅋㅋㅋ
결혼날짜까지 다 잡고 이미 임신중이지만 아직 프러포즈를 하지 않은 상태. 솔직히 현이는 오래 사겨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데 열이는 꼭 해주고 싶어함. 그래서 생각하다가 기회를 잡음. 남들처럼 반지주고 결혼하자는 정형화된 방법 말고 다른 거 생각함.
임신중이라 회식은 빠지려 했지만 결혼축하도 할 겸 각 팀이 모여 회식을 크게 벌림. 1차로 고기도 먹고 잘 놀다가 2차로 노래방을 감. 어차피 불금이고 결혼 축하 목적이라 빼지 않고 참석함. 현이는 술 안 마셨지만 열이는 이미 조금 마신 상태.
열이가 생각한 프러포즈는 사람들 많이 모인 곳에서 현이한테 노래를 불러주려고 했던 것. 떨리니까 술도 좀 마시고 드디어 마이크를 잡음. 그리고 현이를 보면서 말함. 한 번씩 노래 불러주곤 했는데 떨린다고 운을 뗌. 그곳에 있던 회사 사람들 모두 환호성 지르고 박수치고 열이 멋있다고 난리침.
(이런 모습으로 노래 불러주는 박대리님 8ㅅ8)
반주가 시작되고 열이가 다행이다를 부르기 시작함. 노래 시작하니 다들 조용해서 열이 노래 소리 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음. 그런 열이를 보던 현이는 광대 올리면서 보는 중. 프러포즈 받을 거라고 생각 안 해봤는데 남자 하나는 참 잘 골랐음. 열이 열창에 현이 옆에 앉은 사람들이 결혼 참 잘했다고 난리도 아님ㅋㅋㅋ 은근히 어께 힘들어간 현이가 노래가 끝나가는 열이 앞으로 다가감. 그리고 노래가 끝나고 열이 허리에 팔을 두르고 안아줌. 사람들 모두 염장이긴 한데 잘 어울린다고 해주고 회식은 그렇게 끝이 남.
그리고 이주일 뒤 결혼식과 함께 회사에 멘붕이 옴.
+)
리라프랑입니다.
자꾸 썼던 썰을 재탕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요 8ㅅ8
그렇지만 못 보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이것도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이번주에도 가지고 왔어요.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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